바닥의 시선

[한아름] 가자살이

평화바닥 2009. 1. 23. 02:48



가자살이


한아름



2008년 봄




3월 16일.  
한 팔레스타인 사람이 축하연 자리에서 춤을 추고 있다.





3월 25일.
아이들이 놀고 있다.
이 주에는 혹서가 몰려와 온도가 급상승했다.  





3월 30일.
서쪽 가자 지구, 알 샤티 난민촌 Al-Shati 의 아이들이 바닷가에서 놀고 있다.





4월 4일.
'Games City' 놀이공원에서 회전목마를 타는 아이들.





5월 10일.
나세르 플레펠Nasser Flefel의 작업장.
팔레스타인의 귀환을 상징하는 나무 열쇠를 만들고 있다.



  
여름





6월 26일.





6월 30일.  
피서객들이 지중해에서 주말을 즐기고 있다.





7월 16일.
가자지구의 여름학교.
해변가 풀장에서 수영하는 아이들.





8월 9일.
해질녘까지, 즐거운 사람들.





8월 22일.
국제연합 팔레스타인 난민구제사업국 UNRWA에서 지원하는 여름학교에 참가한 아이들. 연을 날리고 있다.




가을





9월 12일.
빛나는 라마단.
한 소년이 불꽃놀이를 하고 있다.  





9월 15일.
라마단 금식 기간이 끝나고.
한 남자가 시내 카페에 앉아 물담배를 피우고 있다.





9월 19일.
서쪽 가자 칸 요니스Khan Younis의 한 거리에서 이발사가 머리를 다듬고 있다.
  




10월 2일.
라마단 금식이 끝나고 이어지는 아이드 알 피트르 Eid al-Fitr 연휴의 첫날,
한 남자가 친지의 무덤 앞에서 기도하고 있다.
  




10월 6일.
가자의 고깃배.
항구에 정박한 배 위에서 어부들이 일하고  있다.





10월 9일.
데이르 알 발라Deir Al-Balah의 서쪽 가자 지구.
농부가 대추 야자 나무에서 열매를 거두고 있다.





10월 10일.
추수기간이 시작되었다. 올리브 열매를 따고 있는 한 가족.





10월 12일.
서쪽 가자의 바닷가 난민촌.
집 앞에서 놀고 있는 난민촌 아이들.
  




10월 20일.
팔레스타인 전통 가구를 만드는 장인이 그의 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10월 23일.
가자 중심부에 위치한 알자와이다 마을의 Alzawayda village 양봉업자 실만 아부 자이드Sliman Abu Zayed 가 자신의 농장을 살피고 있다.





10월 24일.
라파에 있는 동물원.
한 남자가 앵무새를 들고 있다.




겨울





11월 1일.
아쉬 샤티Ash-Shati 난민촌 아이들.
폭우가 쏟아진 후 물에 잠긴 길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11월 11일.
가자 시티에 있는 수산시장. 한 남자가 물고기를 내다 팔고 있다.





11월 20일.
빨래 말리기.
라파의 서쪽 아쉬 샤부라Ash-Shaboura  난민촌 집 밖에서 한 아이가 놀고 있다.




  
12월 1일.
이스라엘의 포위공격으로 가자 지구에는 비할 데 없는 식량난이 닥쳤다.
한 남자가 전통 화로에 빵을 굽고 있다.

  


  

그곳은 내게 무섭게 시끄럽거나 무섭게 조용한 곳이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곳이기도 해서 때론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전쟁은 나를 지나치게 감상적으로 만들고 있다.
나는 모든 상상력을 잃었다.
피곤은 슬픔을 가장해 몰려오고 있고 참혹함에는 믿을 수 없을만큼 무뎌지고 있다. 내 눈에 그곳은, 마치 태곳적부터 그랬던 것처럼, 모두가 쫓겨난, 아무도 없는 곳이었다. 아무도 없다는 것은 반복할 게 없음을 뜻했다.

사진들이 지나치게 반가웠다.
지나치게 아쉬워한 것이었다. 무례했다.

사람 사는 곳 다 똑같다 하는데, 대체 뭘 그려왔기에 이리도 꿈인 듯 놀라워하는 것일까.
대체 내가 알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

새로 생긴 전쟁에 인사를 하는 방법?
전쟁과 존재라는 말을 붙이는 방법?    
    
나는 싸우지 않았다. 도가 지나쳤다.
그러면서 곧잘, 대단한 충격에 사로잡혔다며, 일상 한 가운데를 쩍 갈라 그 사이에서 그 모든 충격들을 돌보았다. 충격은 기억을 지우며 쑥쑥 자랐다.
역사는 충격으로 이루어졌을까?
우리도 충격에서 태어난 것일까? ..라는 우문을 반복해 물으면서.

사진 속, 반복해도 아름다운 것들을 보며 나는 충격을 막았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복할 수 없는 것들과는 싸워야 했다.
  
싸워서, 반토막 기억이라도 되찾아야겠다.
더이상 그곳을 상상에 맡겨두고 싶지 않다.
    


* 사진은 IMEU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 평화바닥 회원인 한아름님은 <팔레스타인을 잇는 다리>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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